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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국제 기후행동
기후 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올해도 세계는 맹렬한 폭염과 무시무시한 산불, 어마어마한 홍수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 변화가 빚어낸 이 재난들로 수많은 사람들이 전례없는 고통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8월 9일 발행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앞으로 극심한 폭염·가뭄·홍수가 더 잦아질 것이고, 불과10여 년 후에 기온이 주요 한계치를 돌파할 것이라 경고했다.

최악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상 고온이 임계치를 넘으면 보건과 농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보고서는 경고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도 농업 기업들이 산업형 농업을 하고 자연 환경을 파괴한 결과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에서 이미 450만 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2021년 9월 현재)

지난 2000년 동안에 최근(1970년 이후) 50년 만큼 지표면 온도가 오른 적은 없었다. 대부분 이는 석탄·석유·천연가스를 태워서 연료로 사용한 탓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려면 각국 정부는 즉각 지구 온난화에 대처할 조처를 취해야만 한다. 즉,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탄소 배출량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

 

권력자들이 기후 위기를 해결할까?

이제 자본주의 기업과 정치 권력자들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한다. 오는 11월 각국 정치인들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모이는 유엔기후협약 26차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 유엔기후협약 당사국 총회는 그들이 위기를 해결하리라 기대할 수 없음을 보여 줬다.

2015년에 열린 COP21 파리 기후 회담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기준 섭씨 1.5도 미만으로 제한한다고 목표를 세웠다(“파리협약”). 거창한 것처럼 세운 목표였지만 한참 부족한 것이었다.

그런데 각국 나라들이 설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치로는 기온 상승폭을 1.5도는커녕 2도 이하로 맞추기에도 미흡했다. 당시 국제기후에너지정책센터 소장 스티븐 칼베켄은 각국 정부들이 약속을 모두 지켜도 기온이 2.7~3.7도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각국 정부들은 그조차도 달성하지 못하는 길로 가고 있다. 화석연료 산업에 계속 몰두하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 정부들의 ‘탄소중립’ 선언과 재생에너지 설비 증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석탄 발전량은 2021년에 팬데믹 이전보다 5퍼센트 늘어날 전망이다. 2022년에도 3퍼센트 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도 기후위기 대응 계획을 발표했지만, 야심 차다는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치는 파리협약이 제시한 수준보다도 못하다.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조처 사이에는 심각한 간극이 있다.

바이든의 진정한 관심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윤을 창출하고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것이다. 이것은 빌 게이츠 같은 CEO들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런 식의 기후 대응 계획에서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는 전혀 도전받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2050년 탄소중립”?

올해 문재인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때까지 산업재편을 추진해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검토 중인 계획은 “탄소중립”과 거리가 멀다.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지언정 온실가스는 여전히 대량 배출하는 계획이다. 게다가 그런 계획조차 공허한 말뿐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기 위한 재정 조달 계획도, 강제 수단도 없다.

정부는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겠다지만 지금도 7곳을 추가로 짓고 있다. 폐쇄된 발전소를 LNG 발전으로 돌리겠다니, 지금보다 양은 줄겠지만 여전히 온실가스를 대규모로 뿜어낼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현대차, SK, 포스코 등 국내 주요 화석연료 관련 대기업들과 손잡고, 민간 투자를 대폭 유치해서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한다. 그러나 주요 기업들의 ‘그린’ 약속은 탄소국경세 등 무역 규제에 대처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일 뿐이다.

이런 점들은 자본주의의 권력자들에 의존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자본주의의 이윤 창출의 논리는 오히려 기후 위기를 낳고 키웠다.

2019년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기후 운동은 “기후 변화가 아니라 체제 변화다”라는 구호를 내놓았다. 기후 위기와 이를 둘러싼 지배자들의 대응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려면 시스템을 바꾸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 준다.

11월에 열릴 COP26 회담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9월 24일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행동이 준비되고 있다. 이런 행동으로 지배자들이 기후 재앙을 막겠다며 제안한 것들을 훨씬 뛰어넘는 근본적인 조처를 요구해야 한다.

 

2021년 9월 23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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