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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책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
시리아 난민과 친구가 되고서 달라진 것들

양선경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다. 올해는 시리아 혁명과 내전이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김혜진 지음, 원더박스, 312쪽, 14800원)는 저자가 시리아 출신 난민 압둘 와합 씨(이하 존칭 생략)를 만나고 나서 겪은 일들을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의 부제는 ‘어느 수줍은 국어 교사의 특별한 시리아 친구 이야기’이다. 중학교 국어 교사인 저자는 압둘 와합을 만나면서 평소 갖고 있었던 편견이 점차 깨지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려 낸다. 무슬림인 와합이 라마단 금식을 하거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모습을 처음에는 낯설어 하고 이상하게 여겼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저자는 자연스레 그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편견을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웃이 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압둘 와합과 저자는 시리아를 돕는 NGO ‘헬프시리아’ 창립 멤버다. 와합은 시리아 국경을 오가며 난민 캠프에 구호 물자를 지원한다. 위험천만하고 끊임없이 바뀌는 내전 상황에서 가족을 만나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내전이 길어지자 와합의 가족들은 시리아를 탈출해 난민이 됐다. 와합의 동생이 지중해를 건넌 이야기를 읽을 때는 가슴을 졸이게 된다. 난민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각 장의 끝부분에는 압둘 와합이 직접 시리아의 역사·정치·전쟁·난민·문화를 설명한 짧은 글들이 실려 있다. 모두 시리아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압둘 와합은 서구 언론들이 시리아 혁명을 민족이나 종교 간 갈등으로 보도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리고 이른바 ‘국제 사회’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는다.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자 강대국들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알 아사드 독재 정권을 지지하거나, 아주 뒤늦게야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시리아의 진정한 민주화를 위해 움직인 국가는 없었던 것이다. 와합은 시리아 전쟁이 열강들의 이해관계에 따른 개입 때문에 장기화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독일 같은 강대국의 입장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심각한 시리아 전쟁을 그저 방치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간단히 말하면 시리아 재건 후 이권에 대한 교통정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알 아사드 독재 정권뿐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내전에 개입하는 미국과 러시아 등 제국주의 열강들도 시리아인들을 난민으로 만든 공범이다. 이들이 ‘인권’, ‘민주주의’ 운운하는 것이 역겨운 위선인 까닭이다. 난민들이 겪는 비극을 끝내려면 시리아 대중의 민주주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제국주의 열강의 개입에도 반대해야 한다.

난민들의 처지에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며, 특히 시리아 난민을 좀더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노동자 연대> 신문에 실린 압둘 와합의 발표와 인터뷰를 함께 읽어보세요.

? ‘헬프 시리아’ 압둘 와합 사무국장: “난민에 연대하는 사람들이 같이 모여 활동하는 기관이 필요합니다” https://ws.or.kr/m/21080

? 시리아인 유학생 압둘 와합 인터뷰: “미국과 러시아가 손 떼면 시리아는 안정될 수 있습니다” https://ws.or.kr/m/17886

 

■ 아랍 혁명이나 시리아 내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아래 글들도 추천합니다.

? 계속될 시리아 위기 이해하기: 제국주의의 야심이 진정한 원흉 https://ws.or.kr/m/20083

? 2011~12년 아랍의 봄에서 최근 중동 반란까지: 전개 과정과 의미 https://ws.or.kr/m/25096

? [독자편지] 영화평 〈사마에게〉: 시리아 여성 혁명가가 담아낸 전쟁의 민낯 https://ws.or.kr/m/2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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