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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파업 지지한다
‘진짜 사장’ 건강보험공단이 직접 고용하라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이 열흘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체 노동자 1600명 중 절반이 넘는 조합원 940명이 직접 고용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그간 건강보험공단의 핵심 업무를 수행해 왔다. 노동자들은 보험료 부과와 징수, 의료 급여, 건강검진 등 매우 다양한 내용을 다루는 상담을 해 왔고, 질병관리청의 콜센터 업무도 분담해 코로나19 감염 대응 일선에서도 헌신해 왔다. 마스크도 충분히 지급받지 못하는 등 감염 예방을 위한 환경을 제공받지도 못한 채 말이다.

이들이 없다면 공단 업무는 큰 차질을 빚을 것이다. 지금도 고객센터에 전화해 보면 파업으로 인해 연결이 원활하지 않다고 안내한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자 공단 측이 비조합원과 일부 정규직을 동원해 응대율을 높이려 애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공공부문의 중요한 업무를 수행해 온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직접 고용될 자격이 충분하다.

 

하루 120콜, 최저임금에 충분한 휴식도 언감생심

이처럼 중요한 공공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민간 위탁업체에 고용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려 왔다.

노동자들은 모든 업무를 3분 내에 처리하면서 늘 실적 압박에 시달렸다. 하루에 120콜 이상을 처리하면서도 최저임금밖에 받지 못 했다. 승진이나 다른 보상제도는 일절 없고 그저 기본급(최저임금)에 콜 받는 횟수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게 전부다. 노동자들은 임금을 늘리려면 ‘콜 수’를 더 올려야 하는 지독한 경쟁에 내몰려 왔다.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위탁업체 관리자들은 “민원인과 통화를 마친 후 15초 이내에 다음 민원인과 통화를 시작하도록 강제할 정도”였다. 노동자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휴게시간이 30분 미만이고, 그중 33.7퍼센트는 10분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2월 8일,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 조합원 설문조사). 이렇게 고강도 노동을 하는데도 생리휴가나 연차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 한다.

노무현 정부 때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업무가 공공서비스인데도 비용 절감을 이유로 외주화했고(2006년), 문재인 정부는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을 사실상 포기하고 열악한 처우를 방치해 왔다. 민주당 정부는 공공기관 콜센터 노동자들의 정당한 분노에 책임이 있다.

공공기관 콜센터 노동자들이 계속 투쟁하고, 코로나19로 콜센터 문의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건강보험공단을 제외한 4대보험 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모두 직접 고용된 상태다. 이것만 보더라도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요구는 결코 지나치지 않다.

 

청년과의 이간질 시도는 책임 회피 꼼수

친사용자 언론들은 일부 청년과 정규직의 반대를 내세워 파업을 비난한다. 그러나 이들의 진짜 속내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줄이고, 정부에 재정 부담을 키울 수 있음을 우려할 뿐이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 파기, 형편없는 ‘개혁’이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정규직 노동자들의 호봉제 폐지를 압박하고 임금을 억제해 왔다. 공공부문 일자리 늘리기 공약은 온데간데 없고 저질 일자리 양산 정책만 반복하고, 재정 부담을 줄이려고 공공기관들에 긴축 운영을 압박해 정규직 신규 채용 증대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은 누더기가 됐다. 결국 노동자들과 다수 청년들은 이해관계가 다르기는커녕 정부의 책임 회피 때문에 함께 고통을 겪는 처지이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요구는 공정성에 어긋나는 것도, 취업 준비 청년의 기회를 빼앗는 것도 아니다. 김숙영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지부장의 말처럼 “비정규직이 하는 일 중 가치 있는 일을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놓으면 [청년들이 들어갈 수 있는 일자리] 기회를 더 넓혀” 나갈 수 있다.

말뿐인 개혁에 맞선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승리하는 것이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노동자에게도 이롭다. 또한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은 다른 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줄 것이다.

노동자들의 용감한 파업을 힘껏 지지한다. 진짜 사장 건강보험공단은 책임 회피 그만하고,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

2021. 2. 10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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