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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참사 1주기 대학생 추모 대회’ 참가기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거리를 울리다

황다예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한신대 학생)

4월 16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대학생 추모 대회’에 서울·경기 소재 대학의 학생들이 참가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대학생들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경희대, 이화여대, 남영삼거리 네 방향에서 행진을 시작해 청계광장으로 집결했다.

숭실대 15학번 새내기 여학생의 추모 편지로 시작한 추모 대회에서는 대학생 대표자들과 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부패한 정권의 무능함과,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사회를 향한 대학생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송중성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오늘날 자본은 이미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 역시 이윤을 쫓는 삶을 용인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돈이나 이윤 따위가 아니다” 라며 생명을 경시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일침을 가했다.

또, 박종진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우리 모두 세월호에 타고 있다.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산 채로 수장되는 것이다. 더 이상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공회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이화여대 총학생회장들은 결의문을 낭독하며 “왜 해경들은 승객들을 먼저 구하지 않았나? 72시간의 골든 타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왜 구조에 무관심했나?” 라며 국가의 정부의 존재 의의에 의문을 던지고, “진상 규명 가로막는 시행령을 폐기시켜야 한다.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기억하는 것은 행동하는 것이다” 며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함께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정치 발언 시간이 이어졌다. 노동자연대 회원인 양효영 동지의 다음과 같은 발언에 많은 학생들이 지지와 공감을 보냈다.

“박근혜는 1년 전,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지금 박근혜 그 자신이 성역이 되어 가고 있다.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국가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바로 이 참사가 이윤에 눈이 먼 기업과 부패한 국가의 합작이 낳은 참사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대국민담화에서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었던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완종 리스트로 기업인들에게 돈 받아 먹은 박근혜 정부 그 자신부터 퇴진해야 하지 않는가?”

“교사들이 정부의 탄압을 뚫고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며 4월 24일 투쟁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역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바로 박근혜는 이런 투쟁들이 모여 커지고 자신을 위협하는 것이 가장 끔찍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대학생들도 18일 범국민대회에 참여해, 진실을 가로막는 박근혜 정부의 악행에 앞장서 투쟁해야 한다.”

추모대회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자신이 별로 없었다. 학생들을 조직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인원수가 많이 모이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상황에서, 대학생 추모 대회에 학생들이 얼마나 많이 모일 수 있을지 나 역시 짐작하기 어려웠다. ‘인터넷 여론은 현실과 다르다’며 신경 쓰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세월호가 지겹다’라고 말하는 공작들(이라고 생각한다)에 씁쓸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16일 행진과 추모 대회는 내 예상을 뛰어 넘었다. 작년의 2배를 넘는 1천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정체되어 있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많은 학생들이 발벗고 나서 주었다.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서울 이화여대 인근을 출발해 청계광장을 향해 ‘4·16 세월호참사 1주기 대학생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이날 경희대, 이화여대 앞 등 4개 지역에서 출발한 대학생들은 청계광장에 모여 대학생 추모집회를 이어갔다. ⓒ <노동자 연대> 조승진

추모 대회 이전에 남영삼거리에서 청계광장까지 이어진 행진에서도 나는 크게 고무됐다.

경찰은 촘촘히 늘어서서 대학생들의 행진을 통제하려 들었지만, 시행령 폐기와 책임자 처벌을 외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는 거리를 크게 울렸다. 행진하다 중간에 다른 대학의 깃발들과 대열이 합류할 때 분위기는, 지금 다시 생각해도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뜨거웠다.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을 두 눈에 담으며 다시 행진할 때는, 이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사실에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대학생 행진과 추모 대회 이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통령령 즉각 폐기! 선체인양 공식 선포! 4·16 약속의 밤’ 집회에서도, 7만여 명이 모여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운동이 아직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음을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그 광경을 두 눈에 직접 담으면서 용기를 북돋은 것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계광장과 서울광장에서 모인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추모 행렬은, 자본의 이윤 논리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는 우리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염원이 모인 것이었다.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투쟁은 정부의 방해 공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뜨겁게 떠올랐다.

부패한 정부와 무능한 국가를 향한 사람들의 분노가 허공에 흩어지지 않으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이 썩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 싸우는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에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부패 스캔들과 세월호 1주기 국면, 4·24 총파업이 맞물리는 이때야말로, 진정한 위기와 위협이 무엇인지 박근혜 정권에 똑똑히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오는 18일의 범국민추모대회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운동이 4월 16일로 끝난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4월 18일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에 맞선 투지의 촛불을 다시 밝히자!

▷ <노동자 연대>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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