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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시립대 모임 성명] 5.24 전체학생총회 등록금 대응 논의를 앞두고
서울시와 학교 당국의 등록금 인상 시도 반대하자

 

5월 24일 정기 전체학생총회에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대응이 논의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보고안건으로 ‘제10대 신임총장에 대한 학생요구안’을 제출했고 등록금 문제가 그 일부로서 담겨 있다.
여러 언론들이 시립대가 곧 등록금을 인상할 거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의 지원 예산 삭감 이후, 1월에 열린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는 학교 측이 등록금 4.05퍼센트 인상안을 내놨다. 이 안건은 부결됐지만, 학교 당국은 등록금 인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5월 8일에는 ‘등록금 정상화 공론화 위원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 회의에 참가한 총학생회장의 발언처럼 지금이 ‘비정상’이라고 전제하는 명칭이며, 사실상 등록금을 올리기 위한 위원회다. 회의에서는 대학원 등록금을 타 사립대 대학원 수준으로 올리자는 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교육의 질 떨어지니까 등록금 올리자고?
학교 측은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교육의 질을 말한다. 교육의 질은 등록금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전형적으로 교육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논리다. 싼 게 비지떡이고,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받으려면 학생들이 그만큼 돈을 더 내라는 말이다.
사설 학원도 아니고 공교육 기관, 그것도 공립 대학교 학교 당국자들의 입에서 나와야 할 말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자신들이 학생을 상대로 하는 장사꾼이라고 스스로 선언하는 것인가?
뒤집어 말하면, 돈 없으면 좋은 교육을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며, 부자들이 서민들보다 더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공교육을 포기하는 계급차별적 발상이다.
이런 망발은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우리 학교 지원금을 대폭 삭감하면서 든 논리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런 논리에 고개를 숙여야 하는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게다가 2010년대 초까지 전국의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교육의 질이 그에 비례해 결코 좋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한 해에만 10퍼센트 이상 뛰는 등록금 인상률에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등록금 마련을 걱정해야 했다.
심지어 우리 학교는 기숙사 수용 인원이 턱없이 적어 학생들이 숙식을 해결할 곳을 걱정해야 했다. 그러나 기숙사는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인 2018년에 증축됐다.

서울시가 지원 삭감해 놓고 왜 학생들에게 고통∙책임 전가?
이처럼 ‘교육의 질과 등록금이 비례한다’는 논리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 결코 필연이 아니라, 누구의 책임이냐는 문제다.
오세훈의 서울시는 우리 학교에 대한 지원금을 전년대비 절반으로 삭감했다! 반값등록금 도입 이후 최대 800억 원을 넘겼던 우리 학교 지원금을 국민의힘이 절대 다수인 서울시의회가 477억 원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서울시가 지원을 삭감해놓고 왜 학생들더러 책임지라 하는가? 학교 당국은 서울시의 책임을 왜 학생들에게 돌리는가?
정부와 서울시, 그리고 학교 당국이 시장 논리를 들이대는 이유는 경제가 나쁘니 정부 예산도 아껴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부 예산의 우선순위는 ‘부자와 기업에겐 감세와 혜택, 교육과 복지는 절약’이다. 따라서 등록금 인상 시도는 본질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펴는 경제 위기 고통∙책임 전가의 일환이다. 이미 한국은 고등교육에서 정부지출이 OECD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데, 바로 이런 점이 문제인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는 등록금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교육부는 “2024년부터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등록금을 인상하면 대학이 국가장학금 지원을 일부 못 받게 돼 있는데 이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학기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등록금이 오를 수 있다. 정부의 의지를 이어받은 서울시가 시립대 지원금을 선제적으로 삭감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재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는 부자와 대기업에게 부동산 보유세 삭감과 법인세·소득세·상속세 감면 등으로 향후 5년간 세금을 60조 원 깎아 준다고 했다. 한편, 올해 국방비는 지난해보다 4.4퍼센트 늘어 57조 원에 달한다.
반면 크게 오른 생활비와 월세 부담에 대학생들은 이미 허덕이고 있다. 등록금 인상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허리를 더 휘게 만들 것이다.

등록금 인상 시도 반대하자!
지난해 말 ‘내일’ 총학생회의 시 예산안 삭감 대응 성명에 5천 명이 넘는 학우가 서명했다. 이 성명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교육 예산은 증액돼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여론도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학교 당국은 이런 목소리를 모두 무시하고 인상 논의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일관되게 맞서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현 총학생회의 전체학생총회 안건을 보면 ‘학생사회와의 지속적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당국이 소통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인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시, 서울시의회, 학교 당국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할 리가 없으므로 총학생회가 ‘등록금 인상 반대’를 지금보다 더 선명하게 내걸기를 바란다. 5월 24일 전체학생총회도 등록금 인상 반대를 결의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

2023년 5월 23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서울시립대모임
문의: 010-3826-5568 도사 강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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