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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성명] 과거사 왜곡, 평화 위협
기시다 방한 반대한다!

일본 기시다 총리가 5월 7일 방한해 대통령 윤석열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기시다는 이번 방한이 윤석열의 방일에 대한 화답이자 “한일 관계 가속화”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들 간 화답과 관계는 과연 무엇일까?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문제의 ‘해법’ 내용을 발표했다. 한국 정부가 한국 기업들에게 돈을 걷어 일본 전범 기업들 대신 배상금을 준다는 내용이다. 입만 열면 ‘법치’ 운운하는 윤석열이 전후 80년이 되도록 사죄·배상을 거부하는 전쟁 범죄자들을 위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 열흘 뒤 일본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다. 윤석열과 기시다는 윤석열의 ‘해법’에 합의하고, “보편적 가치”, “자유롭고 열린 질서”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식민 통치에 기반해 전쟁 범죄를 저지른 기업들의 배상 책임 판결을 거부하고 면죄부를 준 이들이 이런 말을 하다니 역겨울 따름이다.

이들의 계속되는 공조는 중국을 포위·견제하려는 미국을 편들며 결속을 다지는 게 진짜 목적이다. 그래서 그 공조에 ‘걸림돌’인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를 정리한 것이다. 당시 바이든은 “신기원적인 새 장”이라며 환영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평화를 위협하는 자들

이번 기시다 방한과 회담도 불 보듯 뻔하다. 일본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가 G7 정상회의를 앞둔 5월 초순 한국을 방문하려는 배경에는 동맹국인 미국이 중시하는 한일 결속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 … 미국의 의향도 방한의 큰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첫째,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 또한 ‘억지력’을 위한 한미일 군사 협력 다짐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각 국은 군비를 높여왔다. 특히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퍼센트 수준인 방위비를 5년 뒤 2퍼센트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 계획대로라면 5년 뒤 일본 방위비는 100조 원이 넘어 세계 3위로 급상승한다.

한국 윤석열 정부도 군비를 증강했다. 국방예산은 4.4퍼센트 늘어 57조가 넘게 됐다. 정부는 재정 긴축을 강조하고 공공요금은 대폭 인상하면서 국방예산은 크게 늘렸다.

미중 갈등이 점증하며 동중국해, 남중국해에 긴장이 쌓여왔다. 이 일대 군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대강 구도는 전쟁 억지나 평화는커녕 더 큰 전쟁 위험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과거 전범 국가인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를 향해 폭주하고, 식민 지배 경험을 겪은 한국이 ‘우리도 힘을 키워 주요 플레이어로 나아가자’하는 움직임은 평범한 사람들의 미래를 재앙으로 밀어 넣는 것이다.

둘째, 이는 양국 국민들의 삶과 평화를 담보로 한다. 특히 군비 증강은 자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준다.

일본 정부는 이미 매년 22.6퍼센트를 정부 부채 이자로 내는 데 쓰고 있다. 기존 재정 구조로 군비 증강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기시다 총리는 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재정 긴축을 강조하며 계속해서 복지 삭감을 시도하고 공공요금도 인상하면서 군비에는 ‘아낌 없는 나무’다. 한일 정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후순위로 내팽개쳤다.

셋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도 있다.

윤석열은 지난 3월 일본 정계 인사들을 만나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 보도)

미국과 한국 정부는 IAEA 입장을 근거로 오염수 방류를 묵인·옹호해왔다. 그러나 IAEA의 입장은 오염수 등의 문제가 사람들의 안전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엉망진창 국제적 관행이라는 걸 보여줄 뿐이다.

윤석열은 핵발전소와 핵 폐기물이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 핵발전소를 늘리고 있고 다른 나라에 수출할 계획도 있다.

이것들만 보더라도 이들의 만남은 해악이고 재앙에 보탬이 될 뿐이다.

미국과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싸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는 데 일본과 한국이 더 적극적인 구실을 해 주길 바란다. 일본도 그것을 통해 군사대국화로 다시 나아가려 한다. 한국 지배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 중심 국제 질서에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정치적 위상을 높여 왔다.

첨예해지고 있는 미중 갈등에서 윤석열은 미국의 대중국 전선 구축에 적극 힘을 보태고, 이를 통해 미국의 핵심 파트너로 인정 받아 한국 자본주의의 위상을 높이고 이익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동맹과 각국의 이해관계는 평범한 다수의 이익이 아니다. 따라서 각국 지배자들이 각국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평화를 희생양 삼아 위험으로 치닫는 정책과 행보에 저항을 건설해야 한다. 기시다 방한을 반대한다! 한일 정상회담 반대한다!

 

2023년 5월 4일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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